
NIGHT MOTHER written by Marsha Norman
12월 30일 화요일 8시 @원더스페이스.
엄마 델마역 : 예수정님
딸 제시역 : 황정민님
'펑펑 울면 어떡하나'
'엄마가 슬퍼져서 돌아오게 되면 어떡하나'하는 걱정을 하며 보러 갔다.
1월 4일까지 한다는 소리를 듣고 좋은 좌석이 날 때를 기다려 냉큼 갱년기에 들어선 박여사님과 함께 간 것.
아주 일상적인 삶속에서 소통이 막힌 모녀의 비극이 그려졌다.
당연히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믿었던, 그래서 행복과 불행까지 간여할 수 있다고 믿었던 엄마의 좌절과 딸의 상처가 뒤범벅이 되면서 어느 지점부터 고통이 관객에게 전이가 된다. 배우의 훌륭한 연기 덕이었겠지만 관객석 곳곳에서는 많이 흐느끼는 사람들이 있었다.
다행히 보고 나서 우울해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과 달리 우리 박여사님은 '연기를 참 잘하더라~'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엄마에게 이 연극은 어떤 의미였냐고 내가 다그쳐 물으니 델마와 제시가 아웅다웅 하는 모습이 꼭 엄마와 나의 모습같더라며 '제시의 자상함'을 내가 꼭 닮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엄마에게 '우린 너무 가깝기 때문에, 그리고 델마가 울부짖은 것처럼 엄마들은 딸이 마치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통이 버거운 것'이라고 호소했다. 엄마는 물론 머리로는 그 차이를 인정하지만 딸의 삶과 행복에 관여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두고 볼 수 없는 것 또한 당신들께는 숙명이기 때문에 차라리 받아들여야 할 비극이라는 이야기를 하신다.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기대하고 갔기 때문일까. 연극에 기대 펑펑 눈물을 쏟고 싶은 무의식 탓이었는지 조금 싱겁다는 생각을 했지만, 우리 모녀처럼 평소에도 너무 솔직하고 전투적인 관계가 아닌, 누군가 한쪽에서 끙끙앓고 속을 드러내지 못해 곪아있었던 모녀에게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작품이었을 것 같다.
너무 차가운 바람이 불었던 08년의 끄트머리에서 박여사와 나는 대학로에서 그렇게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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